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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정보

유채꽃에 물든 청산도 숨비소리와 청산도탕이 전한 느림의 철학 고향민국 완도 1부

by 해피냥냥이 2025.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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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에 물든 청산도 숨비소리와 청산도탕이 전한 느림의 철학 고향민국 완도 1부

 

 

 

EBS1 고향민국 완도 청산도 편, 슬로시티의 정취와 유채꽃이 가득한 섬의 일상. 해녀들의 숨비소리와 향토 음식 청산도탕까지,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그곳에서 느림의 미학을 만난다.

 

 

시간은 모든 곳에서 똑같이 흐르지 않는다. 어떤 도시는 초침보다 빠르고, 어떤 섬은 하루를 한 달처럼 느리게 보낸다. 5월 12일 방영된 EBS1 <고향민국> 청정하다, 남쪽 바다! 완도 1부 편에서는 그런 섬, 청산도를 만났다. 느림의 섬이라는 별명답게, 이곳은 매 순간이 멈춰 있는 듯했다. 빠르게 살아가야만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고 싶던 내게 이 방송은 마치 치유의 편지처럼 다가왔다.

 

청산도는 완도에서 남동쪽으로 약 19km 떨어진 작은 섬이다. 섬 전체가 푸르고, 그 위엔 노란 유채꽃이 덮인다. 유채꽃이 만개한 청산도의 봄은 그 자체로 한 폭의 풍경화 같았다. 한참을 바라만 봐도 질리지 않는 노란 물결. 방송 속에 등장한 슬로길을 따라 걷는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메모장을 열고 청산도 여행, 5월이라고 적어놓았다.

 

영화 <서편제>의 배경이기도 했던 당리마을과 동촌리의 초가집, 구들장 논 등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시간을 품은 공간이었다. 나는 슬로시티라는 개념이 단지 느린 삶이 아니라, 오래된 것들을 존중하고 보존하는 태도임을 다시금 느꼈다. 특히, 높은 돌담 사이로 흐르는 바람 소리와 할머니의 웃음소리가 인상 깊었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조선 후기의 어느 오후로 잠시 다녀온 기분이었다.

 

방송의 또 다른 주인공은 유채꽃 달인 김경철 씨였다. 청산도의 아름다움에 반해 이주한 지 6년, 이제는 유채꽃을 섬의 상징으로 가꿔낸 그의 이야기는 인생 2막의 좋은 예시였다. 유채꽃은 단지 볼거리를 넘어, 지역의 정체성이 되었고, 그 중심에 한 남자의 고된 땀이 있었다. 그가 딸과 함께 유채밭을 거니는 장면은 한 편의 드라마 같았고, 그 속에는 자연과 인간의 진한 교감이 담겨 있었다.

 

청산도는 해녀들의 숨비소리로도 유명하다. 대부분 제주에서 온 해녀들이 새로운 삶을 청산도에서 시작했고, 그들의 숨결은 지금도 바다 위를 채운다. 이 장면은 유난히 조용했다. 해녀가 바다 위로 올라와 숨을 고르는 그 찰나, 화면을 넘어 내 방 안 공기마저 정적에 잠겼다. 10여 초의 그 숨소리가 어쩌면 청산도의 시간과 삶을 대변하는 듯했다.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내 호흡조차 조금은 느리게 가져갔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청산도탕이었다. 쌀이 귀하던 시절, 해산물에 쌀가루나 밀가루를 더해 만든 소박한 음식. 그 시대의 절박함과 지혜가 담긴 청산도탕은 오늘날엔 오히려 건강하고 특별한 슬로푸드로 주목받고 있다. 향토 요리 연구가 심재경 씨는 “이 탕은 집집마다 레시피가 다르다. 그만큼 다양하고, 소중한 음식”이라 말했다. 요즘 유행하는 모든 트렌디한 음식보다 이 한 그릇이 더 진하고, 무게 있었다.

 

이날 방송은 단순한 여행 예능이 아니었다. 그것은 삶을 천천히 다시 들여다보게 해주는 한 편의 기록이었다. 나는 종종 여행지에서 너무 많은 것을 보려 애쓰고, 바쁘게 돌아다니곤 했다. 하지만 청산도는 말한다. 천천히 걸어도 괜찮다. 느리게 살아도 된다.

 

방송을 보고 난 후, 나는 문득 핸드폰을 내려놓고 창문을 열었다. 서울의 봄바람은 청산도만큼 청량하지 않았지만, 어쩐지 조금은 달라 보였다. 마음속에 여백이 생기면 풍경도 다르게 보인다더니, 아마도 그런 효과였을 것이다.

 

고향민국은 우리가 쉽게 잊고 사는 고향의 미학을 일깨우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이번 청산도 편은 단순한 여행 정보가 아니라 삶의 속도를 바꾸는 계기를 안겨주었다. 나는 이 방송을 통해 느림의 가치를 다시 느꼈고, 조만간 청산도로 향할지도 모르겠다. 유채꽃은 이미 끝났을지 몰라도, 그곳의 시간은 언제든 나를 기다려줄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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