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달인의 꿈, 그리고 우리말의 무게 우리말 겨루기 1049회 리뷰
KBS1 ‘우리말 겨루기’ 1049회, 1년 2개월 만에 탄생한 제65대 달인의 주인공은 누구였을까? 감동과 경쟁이 넘쳤던 4인의 도전기를 중심으로 진짜 ‘우리말’의 가치와 즐거움을 되새겨보는 리뷰.
월요일 저녁, 텔레비전 앞에 앉는 것이 이렇게 긴장되는 일이었을까요? KBS1 ‘우리말 겨루기’ 1049회는 1년 2개월 만에 제65대 달인을 맞이하는 의미 있는 방송이었습니다. 한글이라는 위대한 문자 아래,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초등학교 선생님, 국어 교사 출신, 독서 지도사, 첫 출연자까지. 그러나 모두의 공통점은 단 하나. 우리말을 사랑하고, 스스로의 실력을 믿는 사람들이었습니다.
17년 도전의 시간, 정혜숙 씨의 끈기
전직 국어 교사 출신 정혜숙 씨는 2008년 첫 출연 이후 무려 17년 동안 달인 등극을 꿈꾸며 노력해왔습니다. 방송에서 그녀의 공부법을 보며 감탄했습니다. 단어마다 유의어, 반의어, 쓰임까지 꼼꼼히 정리한 노트는 그 자체로 ‘우리말 도서관’ 같았죠.
개인적으로 저도 수능 국어 과목을 좋아했지만, 정혜숙 씨처럼 언어 하나하나에 애정을 가지며 공부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특히 두 번의 유방암 수술을 이겨낸 그녀의 근성은 진짜 '철의 여인'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응원이 만든 감동, 윤창성 선생님
윤창성 씨의 출연은 방송 내내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정년을 앞둔 초등학교 선생님으로서, 2학년 2반 21명의 학생들에게 ‘도전하는 삶’을 보여주고 싶다고 하셨죠. 저도 방송을 보면서 잠시 ‘내 초등학교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책가방 없는 날을 제안한 선생님의 배려는 아이들에게는 평생 기억에 남을 선물이었을 겁니다. 방송 중 학생들이 보내준 응원 영상에서는 진짜 눈물이 찔끔 나더라고요. 이보다 더 순수하고 값진 응원이 있을까요?
띄어쓰기 하나에 울고 웃다 – 이돈우 도전자
이돈우 씨는 지난 출연 당시 우승을 거머쥐고도, 띄어쓰기 문제 하나 때문에 달인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던 인물입니다. 방송 전 “이젠 끝장을 보겠다”는 그의 각오가 강렬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도 블로그를 쓰면서 가장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 바로 띄어쓰기인데요, 매번 ‘맞춤법 검사기’를 켜두고 씁니다. 이돈우 씨처럼 기본기를 끝까지 연마하는 자세가 진짜 고수의 조건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이번 도전에서 그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새로 추가된 단어까지 모두 섭렵하며 남다른 준비성을 보여줬습니다.
첫 출연의 당당한 승부사, 유미경 씨
1049회 유일한 첫 출연자인 유미경 씨는 예심을 압도적인 점수로 통과한 숨은 실력자였습니다. 그녀의 누름단추 속도는 정말 눈에 띌 만큼 빠르고 정확했습니다.
첫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강자들 사이에서 전혀 위축되지 않는 태도는 제가 본 방송 중 가장 당당한 모습 중 하나였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경험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걸 다시 증명한 순간이었죠. 저도 어떤 일을 시작할 때 괜히 주눅들었던 과거가 생각났습니다.
제65대 달인의 영광은 누구에게?
숨 막히는 긴장 속에서 문제를 맞혀가는 장면마다 손에 땀을 쥐게 했습니다. 누군가는 실수를 만회하려, 또 누군가는 첫 기회를 잡기 위해 문제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였죠.
그렇게 치열했던 도전의 끝, 제65대 달인의 자리에는 오랜 시간, 깊이 있는 준비를 해 온 진짜 실력자가 앉게 되었습니다.
방송이 끝난 후 저는 다시 우리말의 소중함과, 그것을 지키는 사람들의 진심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우리말은 지금도 살아 움직인다
우리말 겨루기는 단순한 퀴즈 쇼가 아닙니다. 그것은 언어를 매개로 한 인생 이야기이며, 또 우리가 지켜야 할 말과 마음의 기록입니다.
이번 회차를 통해 저는 다시금 우리말의 정갈함, 그리고 그 언어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순수한 열정을 느꼈습니다.
누구나 한글을 쓰지만, ‘우리말을 아끼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뭅니다. 이번 회차는 그런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말을 아끼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그리고 내가 무언가에 도전하고 있는 중이라면, 이번 회차는 꼭 다시 보기로라도 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이보다 따뜻한 '단어의 대결'은 없었으니까요.
#우리말겨루기1049회
#KBS1교양프로그램
#달인등극후기
#정혜숙국어교사
#윤창성초등교사
#이돈우띄어쓰기실수
#유미경첫출연우승
#우리말지킴이
#한국어퀴즈프로그램
#우리말사랑운동
'방송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악귀가 아닌 인간이 만든 악몽, 그것이 알고 싶다 1449회 인천 숯불 테마 살인 사건 (0) | 2025.06.30 |
---|---|
샤갈과 함께, 마음을 들여다보다 이슈 PICK 쌤과 함께 237회 리뷰 (0) | 2025.06.29 |
스위스의 푸른 초원에서 눈물을 흘린 이유 같이 삽시다 시즌4 217회 리뷰 (0) | 2025.06.29 |
돌산갓밭 한가운데서 솥뚜껑 삼겹살 언니네 산지직송2 덱스, 여수 갓밭 정복기 (0) | 2025.06.29 |
소방관 박기웅이 전한 그날의 기적 꼬꼬무 180회에서 느낀 긴박함과 감동 (0) | 2025.06.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