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포 에이코 지상낙원이라는 거짓말 북한으로 간 소녀의 마지막 투쟁 다큐 인사이트

째포 에이코 지상낙원이라는 거짓말 북한으로 간 소녀의 마지막 투쟁 다큐 인사이트

 

 

‘북한으로 간 소녀’라는 제목만 들어도 궁금증이 피어오른다. 그리고 11월 21일 KBS 1TV <다큐 인사이트>에서 방영될 다큐멘터리 째포 에이코는 바로 그 궁금증에 답하며,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열일곱 소녀의 선택, 그 선택이 만들어낸 고통, 그리고 그것을 딛고 일어선 용기.

 

 

꿈은 어디로 갔을까?

 

1959년, 북송사업이라는 이름의 ‘지상낙원’ 꿈은 93,340명의 재일동포들을 북한으로 끌어들였다. 교토 조선학교의 17세 소녀 가와사키 에이코 역시 그 배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꿈이 아닌 악몽이었다. 

북한 땅에 발을 디딘 순간, 모든 것이 거짓임을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약속된 낙원은커녕, 재일동포들은 ‘째포’라는 비난과 멸시를 받으며 가혹한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모든 것이 계획된 함정이었다. 

 

 

 

 

새벽, 그녀의 탈출

 

가와사키 에이코는 환갑이 넘은 나이에 탈북에 성공한다. 젊음은 그녀를 떠났지만, 그 대신 불굴의 의지가 남았다. 일본으로 돌아온 그녀는 단순히 안전한 삶에 안주하지 않았다. 그녀는 싸우기로 결심했다. 그녀의 상대는 북한 정부였다.

2023년, 도쿄고등재판소는 북한 정부의 북송사업에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은 단순히 법적 승리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문을 연 것이다. 가와사키 에이코의 투쟁은 개인의 고통을 넘어서, 역사를 다시 쓰는 싸움이 되었다.

 

 

 

 

남겨진 가족, 그녀의 마지막 바람

 

그러나 그녀에게는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남아 있다. 북한에 남겨진 자녀들을 만나는 일이다. 가족을 향한 사랑은 여전히 그녀의 삶을 이끄는 힘이다. 그러나 국제적 긴장 속에서 그녀의 희망은 이루기 어려운 도전에 부딪히고 있다.

2024.11.21 - [방송정보] -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610년의 역사 속으로 사라진 순간 숭례문 방화 사건의 진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610년의 역사 속으로 사라진 순간 숭례문 방화 사건의 진실

 

 

 

 

이야기를 기록하다

 

이호경 PD가 연출한 <째포 에이코>는 단순히 한 여성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조센징, 째포, 탈북민으로 불리며 어느 곳에서도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못한 재일동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들의 삶은 소외와 차별의 역사적 산물이자, 우리가 외면했던 진실의 한 단면이다. 그리고 그 진실 속에는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2024.10.26 - [방송정보] - 궁금한 이야기 Y 할머니 래퍼의 마지막 무대와 거대 자산가의 수상한 혼인신고

궁금한 이야기 Y 할머니 래퍼의 마지막 무대와 거대 자산가의 수상한 혼인신고

 

 

 

 

보여지는 것, 그리고 그 너머

11월 21일 오후 10시, KBS 1TV <다큐 인사이트>가 우리에게 그 숙제를 보여준다. 가와사키 에이코라는 한 인물의 인생을 통해, 그녀가 겪었던 부당함과 그녀가 일으킨 변화를 통해, 그리고 우리가 외면했던 목소리를 통해.

이번 다큐멘터리는 단순한 시청 이상의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와, 아직 풀리지 않은 상처를 조명하며. 

이 날, 그녀의 이야기를 함께하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시 생각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