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만 감독 돌들이 말할 때까지 제주 4.3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듣다

김경만 감독 돌들이 말할 때까지 제주 4.3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듣다

 

 

 

 

KBS1TV 독립영화관에서 방영되는 김경만 감독의 다큐멘터리 돌들이 말할 때까지는 제주 4.3 생존 여성들의 증언을 통해 국가폭력의 민낯을 드러낸다. 진실과 화해를 위한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이 작품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다.

 

 

 

2024년 4월 17일 개봉 예정인 다큐멘터리 돌들이 말할 때까지는 우리가 애써 외면했던 과거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는 작품이다. 김경만 감독의 연출 아래, 이 영화는 제주 4.3 사건 당시 피해를 겪은 다섯 명의 여성 생존자들의 증언을 통해, 침묵의 역사 속 숨겨진 진실을 들추어낸다. KBS1TV 독립영화관에서는 4월 4일 금요일 밤 11시 30분 이 작품을 방영하며 많은 시청자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 4.3은 1947년부터 1954년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국가폭력 사건으로, 당시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되었지만 그 진실은 오랜 세월 침묵 속에 묻혀 있었다. 특히 여성 생존자들의 목소리는 거의 들려지지 않았다. 돌들이 말할 때까지는 양농옥, 박순석, 박춘옥, 김묘생, 송순희 할머니 다섯 분을 통해 그 억압된 시간을 다시 살아가게 한다.

 

 

영화는 이들 중 네 명이 재판조차 없이 전주 형무소에 수감되었던 사실을 밝힌다. 그들이 감내해야 했던 고통은 단지 정치적 피해만이 아니라,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 가혹했던 이중의 억압이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그런 점에서 단순한 피해자 기록을 넘어, 역사적 주체로서의 여성을 조명한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 있다.

 

감독 김경만은 “세상이 저절로 좋아질 거라 믿는 건 환상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는 과거를 기억하고 성찰하는 것이야말로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임을 강조한다. 이 영화는 그 말처럼, 침묵의 돌들이 마침내 말을 시작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바다를 바라보며 인터뷰를 이어가는 할머니들의 모습은, 말 그대로 자연 위에 새겨진 살아 있는 역사다.

 

 

 

돌들이 말할 때까지는 단순한 구조로 이뤄진 다큐멘터리이지만, 그 내면은 깊다. 제주도의 푸른 자연과 폐허가 된 마을, 일상적인 골목들이 겹쳐지며 관객에게 더 큰 울림을 준다. 이는 그저 영상미를 위한 장치가 아니다.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의 풍경 속에 얼마나 많은 국가폭력의 흔적이 스며들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치다.

 

 

 

 

이미 이 작품은 국내외 영화제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용감한 기러기상을 수상했으며, 부산독립영화제, 제주영화제, 인천인권영화제,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등에서 초청되어 작품성과 사회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그 중에서도 제주영화제에서 받은 트멍 관객상은 제주도민이 느낀 울림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준다.

 

김경만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일본만이 아니라 우리도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한다. 그는 “남한은 피해자의 역사만 부각시키고, 가해자로서의 과거는 외면해왔다”고 지적하며,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빨갱이라는 단어가 일상적으로 오가는 현실을 꼬집는다. 이는 과거의 반복이자, 성찰 없는 사회가 나아갈 수 있는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다.

 

 

 

돌들이 말할 때까지는 영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다리이자,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제시하는 이정표다. 그리고 이 영화는 단지 제주 4.3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미얀마, 우크라이나 등 전 세계에서 지금도 벌어지는 억압과 폭력의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과거를 잊지 않는 일.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연대이자 인간다운 태도가 아닐까. 오는 4월 4일 KBS1TV 독립영화관에서 방영될 돌들이 말할 때까지.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말하게 될까. 그리고 우리는 과연 말할 수 있는 돌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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