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춤은 무엇인가 쿄카 vs 리에하타, 월드오브스우파 일본 크루 대결의 진심

진짜 춤은 무엇인가 쿄카 vs 리에하타, 월드오브스우파 일본 크루 대결의 진심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 펼쳐진 쿄카 vs 리에하타의 일본 크루 대결! 춤의 본질을 두고 충돌한 오사카 오죠갱과 RH도쿄의 자존심 대결은 단순한 배틀이 아닌 철학의 대결이었다.

 

2025년 Mnet이 선보인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WSWF)는 단순히 춤 잘 추는 사람들의 경연을 넘어, 댄서들이 살아온 무대, 철학, 스타일의 정체성을 깊이 조명하며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번 방송에서 가장 주목받은 건 일본을 대표하는 두 크루, 오사카의 오죠갱과 도쿄의 RH도쿄가 맞붙은 순간이었다.

 

 

 

오죠갱은 '배틀러'의 상징 같은 존재다. 특히 팀의 리더 쿄카는 세계적인 힙합 배틀 무대에서 인정받은 실력파로, 춤의 리얼리티를 중시한다. 반면 RH도쿄는 리에하타라는 이름 하나로 설명된다. 방탄소년단, CL, 지드래곤 등 글로벌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안무가이자, 일본에서 '안무계의 혁명'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서로 다른 무게감, 전혀 다른 댄스 필드의 두 사람이 맞붙었다. 이것은 단순한 춤의 승부가 아니었다. 철학과 존재의 방식을 건 대결이었다.

 

내가 처음 이 장면을 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대결, 의외로 뜨겁다’였다. 특히 쿄카가 리에하타를 노 리스펙 대상으로 지목한 순간, 분위기는 이미 불이 붙었다. 쿄카는 단호하게 말했다. “리에하타는 리얼이 아니다.” 배틀 무대에서 살아온 사람이, 상업적 무대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안무가에게 던지는 아주 직설적인 도전이었다.

 

 

 

리에하타의 반응도 인상적이었다. “나는 내 방식대로 성공했다. 댄스에도 다양한 길이 있다.” 짧지만 강렬한 이 멘트는, 춤이라는 분야 안에서 살아온 두 인물의 관점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나 역시 댄스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며 여러 장르를 보고 있지만, 이처럼 철학이 뚜렷이 부딪힌 무대는 오랜만이었다.

 

그리고 배틀이 시작됐다. 쿄카의 선공은 여유롭고 날카로웠다. 몸의 결을 따라 흘러가는 동선, 정통 힙합 배틀의 미학이 살아있는 퍼포먼스였다. 마치 오래된 재즈음악을 듣는 것 같은 묘한 감동이 있었다. 하지만 후공으로 나선 리에하타도 만만치 않았다. 배틀 경험은 부족해도, 안무가로서 익힌 무대 장악력과 창의성은 그 어떤 배틀러 못지않았다.

 

결국 승자는 리에하타. 이 결과를 두고 댄스 커뮤니티는 물론,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엇갈렸다. 쿄카가 진정한 배틀을 보여줬다는 의견과, 리에하타의 퍼포먼스가 더 대중적인 설득력을 가졌다는 평가가 팽팽히 맞섰다. 개인적으로는 리에하타의 움직임이 더 눈에 들어왔지만, 쿄카의 춤에는 '진짜'라는 울림이 있었다.

 

 

 

이 배틀을 보며 나는 ‘우리는 언제부터 춤을 결과로만 평가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춤은 단지 기술의 나열이 아니라, 표현이고, 메시지이며, 인생이다. 그 의미에서 두 사람은 각자의 무기와 신념을 보여줬고, 어느 한 쪽도 가볍게 볼 수 없는 ‘진심의 충돌’을 선사했다.

 

앞으로도 이 둘의 대결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쿄카와 리에하타, 그리고 그들이 속한 크루인 오죠갱과 RH도쿄의 대립 구도는 계속해서 WSWF 무대에서 뜨거운 화두가 될 것이다. 리얼 vs 상업, 배틀 vs 퍼포먼스, 힙합 vs 코레오. 이 모든 축의 중심에 이들이 있다.

 

나는 이 프로그램을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로 보지 않는다. 춤에 대해, 예술에 대해, 정체성과 성공의 정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WSWF는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대화의 장이 되어주고 있다.

 

 

‘진짜 춤’이라는 건 누가 결정하는 걸까. 그리고 ‘인정받는 춤’은 반드시 배틀에서 이겨야만 가능한 걸까. 이번 방송을 통해, 나는 춤의 세계가 얼마나 넓고 깊은지 다시금 깨달았다. 이 대결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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