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무 그 목소리를 다시 듣기 위해, 나는 늘 워크맨을 들고 다녔습니다 형호 아버지의 34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177회에서는 '이형호 유괴사건'을 집중 조명합니다. 실제 피해자 아버지의 증언과 당시 충격적인 협박의 실상, 끝내 밝혀지지 않은 범인의 목소리가 전하는 깊은 여운과 눈물이 방송을 통해 전해집니다.
지금도 그 목소리를 잊을 수 없습니다. “내가 형호를 데리고 있는 사람입니다.”
당신이라면, 이 말을 어떤 심정으로 들었을까요?
2025년 5월 29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177회에서는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던 '이형호 유괴사건'의 실체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영화 '그놈 목소리'의 실제 이야기로 알려진 이 사건은, 단지 범죄가 아닌 한 가족의 지옥과도 같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회차는 ‘내 아이가 사라졌다’ 특집의 마지막 편으로, 특히나 피해자 아버지가 직접 출연해 당시의 기억을 고스란히 전합니다. 나는 방송을 보며, 내가 부모였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 어느 한순간도 침착할 수 있었을까를 수없이 자문했습니다.
형호 군이 유괴된 것은 1991년 1월. 당시 범인은 장난감 가방을 들고 나간 9살 어린아이를 납치한 뒤, 형호의 아버지에게 끊임없는 협박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내일은 장담 못 합니다”, “지금 당장 차를 타고 올림픽대로를 타세요.”
메모지를 남겨가며 돈을 유인하고, 부모의 절박한 심정을 조롱하듯 희롱한 범인의 목소리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소름을 유발합니다.
방송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형호 아버지가 그 목소리를 녹음한 워크맨을 오랫동안 가지고 다녔다는 고백입니다.
“혹시 다시 들을 수 있을까 봐, 혹시 다시 나타나지 않을까 봐.”
그 말에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부모가 된 지금, 이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방송은 단순한 재조명이 아니라 기술의 발전과 함께 범인을 다시 추적할 가능성까지 던졌습니다. 34년 전에는 불가능했던 분석도, 이제는 가능하다는 희망 섞인 과학의 가능성이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함께 기대를 심어줍니다.
리스너로 출연한 배우 이이경, 아이돌 온앤오프의 승준, 그리고 가수 별은 전원 오열했습니다. 특히 세 아이의 엄마인 별은 "아이를 키우면서 이 사건을 다시 들으니 도저히 감당이 안 된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나 또한 방송을 보며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방송을 통해 분노보다 더 크게 다가온 감정은 ‘죄책감’이었습니다.
“나는 죄인이지”라는 형호 아버지의 말은 세월 속에 묻힌 죄 없는 부모의 고통을 드러냅니다.
어떤 부모도 이런 고통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았습니다. 이름도, 얼굴도, 정체도 모두 미궁입니다. 하지만 그날의 목소리와 아버지의 눈물, 시청자들의 기억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단순한 이야기 전달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그날을 기억하는 사람, 그리고 다시는 그런 날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모든 이들을 위한 기억의 다큐멘터리입니다.
무심코 지나치기엔 너무나 뼈아픈 이야기. 우리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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